지질과 암
식이인자 중 암발생과 관련해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이 지질로, 섭취량뿐만 아니라 지방산의 조성에 따라서도 암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식이지질은 특히 대장암, 유방암 발생 증가와 관련이 깊다. 지질의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특히 동물성 지질섭취가 증가할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였다. 유방암의 경우도 비슷한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지바산 조성에 따른 암 발생률 조사에서, 식이에 포화지방산과 n-3계 지방산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 억제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n-6계 지방산 중 특히 리놀레산은 혈청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종양의 성장인자이므로 섭취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트랜스 지방산도 포화지방산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므로 이 지방산의 섭취증가도 암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트랜스 지방산
트랜스 지방산은 포화지방산과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중성지질 부분에 주로 존재한다. 세포막의 인지질로 들어가면 시스형 지방산의 경우보다 세포막을 단단하게 하여 막에 존재하는 수용체나 효소의 작용을 방해한다. 콜레스테롤 막 수용체 기능을 감소시켜 혈청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증가시키기도 하고, 아라키돈산 합성을 방해하여 필수지방산의 필요량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트랜스 지방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8~13g 수준으로는 심혈관계질환, 암 발생이 유의적으로 증가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많이 섭취할 경우 30g까지 섭취 가능하다. 보통 섭취량의 2~4배의 수준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 심장질환 발생이 증가하였다. 트랜스 지방산은 필수지방산의 기능도 없고 오히려 필수지방산의 대사를 방해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국 여대생의 1일 트랜스 지방산 섭취량은 0.6g으로, 미국의 8~12g이나 일본의 1.2g보다 적다.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포화지방산의 공급을 줄이기 위해 튀김용 기름으로 종전의 쇠기름 대신 쇼트닝을 사용하나, 이는 트랜스 지방산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식품에 트랜스 지방산의 함량은 표시하지 않고 단일 불포화지방산에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에 올바른 판정도 힘들다.
아직 자료가 불충분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우나 현재로서는 트랜스 지방산이 해롭다고 보고되므로 트랜스 지방산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전체 지질섭취량을 줄이고 고체상태의 지질 섭취를 줄인다. 특히 마가린, 쇼트닝 섭취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섭취하더라도 수분함량이나 식물성 유지성분량이 더 많은 것으로 선택하고 튀김류의 음식도 줄인다. 감자튀김, 도넛, 생선튀김, 비프까스, 돈까스, 닭튀김, 패스트리, 케이크, 과자, 칩 등의 섭취를 줄인다.
불포화지방산의 산화
불포화지방산에 있는 이중결합은 자외선과 열 및 여러 산화물질들에 의해 수비게 파괴되어 짧은 방향족 물질로 전환되면서 산패물질을 형성한다. 지방산은 산패되면 기분 나쁜 냄새와 맛을 내므로 식품의 저장성과 경제성을 떨어뜨린다. 제조업자들은 수소화 공정을 거쳐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을 줄이거나 특별포장으로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기도 하며 항산화제를 첨가하기도 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항산화제로는 비타민E, 비타민C, 카로티노이드가 있고, 합성 항산화제로 부틸히드록시아니솔이나 부틸히드록시톨루엔을 첨가하기도 한다. 소비자들도 기름을 소량 구입해 쓰도록 하고, 남으면 공기와 금속의 접촉을 피하여 갈색병이나 그늘에 보관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반응은 생체막에서도 일어나는데, 이때 생긴 지질과산화물과 말론디알데히드는 단백질이나 핵산 등에 반응하여 세포막의 파괴 및 노화, 암 유발가능성, 퇴행성 변화 등을 일으켜 생체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불포화지방산의 섭취증가는 체내 비타민E 수준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불포화지방산에 의해 비타민E의 요구량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불포화지방산의 섭취가 증가하면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의 섭취도 증가시켜 주어야 한다. 불포화지방산 1g당 0.6mg으 토코페롤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불포화지방산의 이중결합의 수가 많은 생선과 어유의 섭취 비중이 커지면 비타민E의 비율이 높게 조절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