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의 소화와 흡수
지질의 소화
위액에도 지질분해효소가 들어 있지만 작용은 매우 미미하다. 유아기에는 위에서도 지질 소화가 일어나지만 성장하면서 그 역할이 점차 감소한다. 따라서 지질 성분의 소화는 대부분 소장에서 이루어진다. 췌장에서 분비디는 지질분해효소는 중성지질을 모노아실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가수분해하는데, 여러 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콜레시스토키닌과 세크레틴은 췌장의 지질분해효소와 담즙의 분비를 자극한다. 담즙은 큰 지방구를 작은 지방구로 나누어주는 유화 작용을 한다. 유화가 소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즉, 유화로 중성지질에서 지방산이 분리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지질분해보조효소는 췌장에서 불활성화 상태로 분비된 후에 트립신에 의해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지방분해효소는 지질분해효소와 유화 지방구의 접근을 쉽게 해준다.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 에스테르도 흡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지방산과 콜레스테롤로 분리된다.
지질의 흡수
소화 중에 생긴 지방산, 모노아실글리세롤, 인산과 콜레스테롤 등은 담즙과 혼합되어 미셀을 형성해야만 흡수될 수 있다. 탄소 원자가 12 미만인 지방산은 수용성이어서 대개 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한다. 긴 지방산은 소장 세포에서 다시 중성지질로 만들어진 다음 카일로미크론에 포함되며, 카일로미크론은 림프관을 거쳐 쇄골하정맥에서 혈류에 합쳐진다. 혈관을 따라 지방 조직 등으로 이동하여 제거된다. 지질이 많은 식사를 하면 혈중에 카일로미크론이 많아져 혈액이 우유처럼 유백색을 띠나 1~2시간 내에 사라진다. 췌장에 이상이 있거나 담즙염이 잘 분비되지 않아 지질 흡수가 어렵거나 카일로미크론 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수용성 성분처럼 흡수되는 중간 사슬 지방산을 이용하도록 한다.
지질의 수송
중성지질은 식이지질의 95~98%를 차지하며 인지질, 콜레스테롤, 기타 지질은 비교적 소량이다. 이런 지질들이 혈액내에서 운반되려면 물에 잘 섞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단백질 같은 특별한 수송체계가 피요하다. 지단백질에서 중성지질(TG)이나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같은 비극성 물질은 안쪽에 위치하고, 인지질, 콜레스테롤이나 단백질 같은 극성물질이 바깥부분을 둘러싸고 있어 혈액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지단백질은 밀도 차이를 이용한 초원심분리법에 의해 분리되며, 크게 카일로미크론, VLDL, LDL, HDL의 네가지로 나누어진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단백 지질분해효소(LPL)가 CM 내의 TG를 분해해 유리지방산(FFA)을 방출시킨다. 떨어져 나온 FFA는 지방조직 등에 저장된다. TG가 많이 분해되고 남은 카일로미크론 잔존물(CMR)은 간으로 가서 간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를 매개로 세포내로 함입된 후 지방산과 콜레스테롤 등으로 분해된다. 간세포내에서 다시 지방산과 과잉의 포도당을 이용하는 TG를 합성한다. 간에서 TG는 콜레스테롤과 인지질 및 여러 아포단백질과 함께 VLDL을 구성하여 혈액으로 방출된 후 CM처럼 LPL에 의해 분해된다. VLDL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나 밀도는 커지면서 IDL로 바뀐다. 유리 콜레스테롤은 HDL의 LCAT으 도움을 받아 지방산과 결합해 CE로 전환된다. 따라서 점차 TG가 CE로 바뀌고 LDL로 전환된다. LDL의 2/3는 수용체 매개 경로에서 처리된다. 세포내에서 LDL에 의해 운반된 CE는 가수분해되어 콜레스테롤을 방출하고 세포에서 이용된다. 혈액내의 LDL 농도가 너무 높거나 산화된 LDL이 발생하면 LDL 수용체 비의존성 경로에서 처리된다. 즉 LDL은 대식세포에 의해 포식되고 대식세포는 CE 과잉 축적으로 거품세포로 전환되는데 이것은 혈관벽의 죽종성분이 된다. 조직에서 LDL로부터 얻은 만큼의 콜레스테롤은 다시 혈액으로 배출되고, 이 콜레스테롤은 HDL에 부착된다. 간과 장에서 만들어진 신생 HDL은 CE를 축적하면서 둥근 형태로 된다. 그 후 HDL의 CE는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이단백질의 작용으로 다시 VLDL, IDL로 옮겨지고, 다시 LDL로 전환되는 고리를 이루며, 최종적으로는 간으로 보내져 담즙으로 배설된다. 이렇게 말초로부터 간으로 콜레스테롤을 전송하는 기구를 콜레스테롤 반송체계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