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
탄수화물 소화
탄수화물의 소화는 구강내에서 타액과 섞이면서 시작된다. 타액에는 아밀로오스 분해효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이 효소는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덱스트린이나 맥아당으로 분해한다. 아밀로오스 분해효소의 작용은 입안에서 충분한 저작작용이 있어야 가능하다. 음식물이 식도를 따라 산성의 위장에 도달하면, 타액 아밀로오스 분해효소의 활성이 저하되면서 탄수화물 소화는 중지된다. 음식물이 위액과 완전히 혼합되는데 약 15~20분이 걸리므로 그동안은 어느 정도 타액 아밀로오스 분해효소가 작용할 수 있다. 탄수화물이 소장의 첫부분인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면 췌장은 탄수화물을 맥아당으로 소화시키기 위해 췌장 아밀로오스 분해효소를 분비한다.
이당류는 소장점막세포에서 분비되는 맥아당 분해효소, 유당 분해효소, 서당 분해효소에 의해 단당류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이당류인 맥아당은 두분자의 포도당으로, 유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ㅡ 서당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다. 유당불내증은 영유아기 이후에 소장의 유당 분해효소의 활성이 부족하여 유당의 소화 흡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민족의 성인 계층에서 많이 관찰된다.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셀룰로오스 분해효소가 없어 셀룰로오스의 β-1,4결합을 분해하지 못하므로 이를 소화시켜 영양소로서 이용할 수 없다. 다만 반추동물만이 소화시켜 흡수할수 있다. 그렇지만 소화되지 않는 셀룰로오스 찌꺼기는 장이 적당한 배변운동을 하는데에 필요하다. 대장에서는 탄수화물의 특별한 소화작용이 없다. 단지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은 셀룰로오스나 헤미셀룰로오스 등이 대장내에서 세균에 의해 발효되거나 부패된다.
탄수화물 흡수
탄수홤루은 단당류의 형태로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 속도는 당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헥소오스가 펜토오스보다 빠라다. 포도당의 흡수속도를 100으로 해서 비교해보면, 갈락토오스는 110, 과당 43, 만노오스 19, 자일로오스 15 등이다.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는 소디움(Na)과 함께 융모의 흡수세포에서 능동 흡수한다. 과당은 흡수세포들에 의해 촉진 흡수된다. 포도당, 갈락토오스, 과당은 융모에 들어간 후 간문맥을 지나 간으로 가서 에너지로 사용되거나, 혈액으로 직접 방출되며, 일부는 글리코겐 생성과 지방 합성에 쓰인다.
탄수화물의 체내기능
대부분의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대사에 이용되므로, 탄수화물의 체내 기능은 대부분 포도당의 체내 기능을 뜻한다.
에너지 공급
탄수화물은 생체에 1g당 4kcal의 에너지를 제공한다. 특히 적혈구와 뇌세포, 신경세포는 주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 이 근육 등 다른 세포에서도 식후에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소화로 흡수된 당은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며, 여분의 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되고, 나머지는 지방으로 전환되어 지방조직에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매우 많은 가지로 구성되어 빠른 속도로 분해될 수 있으므로, 탄수화물 저장의 이상적인 형태이다. 그리코겐 분해효소는 글리코겐의 말단 부분부터 하나씩 포도당을 분해해내기 때문에 글리코겐처럼 가지가 많을 수록 여러 말단에서 한꺼번에 포도당이 많이 떨어져 나와 혈당조절에 유리하다. 글리코겐은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체내에서 효소에 의해 글리코겐이 분해되면 글루코오스 1-인산이 만들어져 글루코오스 6-인산으로 전환된다. 간은 이것을 글루코오스 6-인산 분해효소로써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혈액으로 내보내 혈당을 조절한다. 근육은 이 효소가 없어 혈당 조절기능은 못하고, 단지 자체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할 때 포도당을 쓴다.
단백질 절약작용
적혈구, 뇌, 신경세포 등은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이에 따라 신체는 일정수준의 혈당을 항상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한 경우 단백질 등으로 부터 포도당을 새롭게 합성할 수 있다. 이를 포도당 신생합성과정이라고 하며, 주로 간과 신장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에는 체내 단백질이 포도당 합성에 쓰이지 않으므로 단백질을 절약할 수 있다.
포도당 신생합성과정의 급원으로는 주로 단백질 분해산물이 사용되면 지방산은 이용되지 못한다. 근육, 간, 신장, 심장 등 여러 기관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사용된다. 저열량식이나 기아상태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사용된다. 저열량식이나 기아사태에서 포도당 신생합성 과정이 여러 주일 지속되면 이 기관들은 단백질이 급격히 손실돼 쇠약해진다. 장기가 ㄴ금식이나 기아상태의 경우 단백질 손실과 그로 인한 급격한 체중감소가 나타나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조제식이 개발되고 있다.
케톤증 예방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는 지방 산화에 필수적이다.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지방분해와 포도당 신생합성이 촉진된다. 지방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아세틸CoA는 완전히 연소되기 위해서 옥살로아세트산을 필요로 하나, 옥살로아세트산은 포도당 신생합성 기질이기도 한다. 따라서, 아세틸CoA가 대사되지 못하고 누적되어 아세토 아세트산, β-히드록시부티르산, 아세톤 등의 케톤체로 전환되는데, 혈액과 조직에 이 케톤체가 축적되는 것을 케톤증이라 한다.
케톤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50~100g으 탄수화물 섭취가 필요하다. 밥 한 공기에 65.5g의 탄수화물이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섭취할 수 있다. 기아상태의 경우에는, 탄수화물의 섭취가 부족해 혈액에 케톤체가 나타난다. 이는 체내 에너지원이 부족한 경우의 정상적인 대사 반응이다. 케톤체는 유리지방산보다 조직에서 이용하기 쉬운 에너지 형태이며, 뇌와 심장 등 일부조직은 기아상태와 같은 비상시에는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생체단백질 손실을 1/3가량 줄여준다. 뇌조직이 케톤체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생체 단백질을 분해해 포도당을 합성해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