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E
1922년 에반스와 비숍은 숫쥐에게 산패된 라드 식이를 먹여 생식에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관찰하고 식물성 기름에 숫쥐의 생식에 필수적인 성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성분을 토코페롤(toco=off-spring)이라 명명하였으며, 슈어에 의해 비타민E로 불리게 되었다.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E는 4가지 토코페롤(α,β,γ,δ)과 4가지의 토코트리에놀( α,β,γ,δ)을 포함한 8개의 천연 화합물로, 이들의 구조는 메틸기의 위치와 곁가지의 불포화도에 의해 구분된다. 비타민E로서의 활성은 물질 간에 차이가 큰데, 이중 가장 활성이 큰 비타민은 α -토코페롤의 d이성질체이다.
비타민E 흡수와 대사
비타민E도 다른 지용성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지방산이나 중성지방과 함께 식품 내에 존재하며 담즙의 도움으로 흡수된다. 평균적으로 20~40%정도 흡수되며, 70%까지도 흡수될 수 있으나 과량 섭취하면 흡수율이 10% 이하로 감소될 수 있다. 비타민E는 카일로미크론에 포함되어 림프계와 흉관을 거쳐 수송되며, 지단백 형태로 다른 지방 성분과 함께 이동하여 지방조직, 세포막, 세포 내 막구조 등에 포함된다. 비타민E는 막 성분이므로 다른 지용성 비타민에 비해 몸 전체에 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혈장, 간, 지방조직에 많고, 세포막과 같이 다량의 지방산을 포함하는 구조에서 중요하다. 사람의 비타민E 대사와 배설에 대해서는 많이 연구되지 않았으나, 비타민E는 퀴논 형태로 산화되어 주로 담즙을 통해 배설되고, 소량은 소변으로 배설된다.
비타민E 체내 기능
비타민E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영양물질로, 이는 비타민E 결핍 시 나타나는 과산화 현상으로 알 수 있다. 원형질막 등 지질 이중막에 존재하는 다가불포화지방산은 세포내의 유리 라디칼에 의해 쉽게 산화되는데 비타민E는 이러한 산화과정을 중단시키고 유리 라디칼을 제거하므로 세포막을 보호할 수 있다. 비타민E는 산화환원제로 작용하여 자신이 산화되면서 다른 물질의 산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비타민E와 같이 산화를 방지하는 물질을 항산화제라고 하는데, 항산화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첫째, 산화가 잘 되기 때문에 산화 촉진 물질이 있을 때 다른 물질이 산화되기 전에 먼저 산화될 수 있다.
둘째, 산화된 화합물 형태가 비교적 안정하여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일이 적다. 생체 내에는 비타민C, 요산, 글루타티온 등 많은 수용성 항산화제가 존재하지만 막성분으로 포함될 수 없는 반면, 비타민E는 막 안에 존재하면서 산화 반응을 억제하는 유일한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E 필요량
자연에 존재하는 다른 비타민E의 활성도는 d-α 토코페롤을 100%로 간주했을 때, β-,γ-,δ-토코페롤은 각각 d-α토코페롤의 40, 10, 1%의 활성을 가지며, 토코트리에놀들도 종류별로 활성도가 다른데 보통 토코페롤보다 낮다. 따라서 식품내의 비타민E 함량은 활성도를 고려하여 α-토코페롤 당량으로 표시하는데 이 수치는 식품에 존재하는 여러 형태의 비타민E를 d- α-토코페롤을 기준으로 표시한 것이다.
대규모 섭취조사나 영양상태 평가 자료가 부족하여 비타민E의 평균필요량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설정 시 비타민E는 충분섭취량을 기준으로 삼기로 하였다. 성인의 비타민E 충분 섭취량은 섭취량과 혈청 농도 자료를 근거로 10mg α-TE로 설정되었다. 남성은 체중이 무거운 반면 여성은 체지방이 많고 필요량이 성별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도부족하기 때문에 성인 남녀의 충분 섭취량은 동일하게 설정되었다. 노인은 성인보다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을 위해 더 많은 비타민E를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은 있으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여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충분 섭취량이 설정되었다. 임신기에는 필요량이 근거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부족한 반면, 수유기에는 유즙으로 비타민E가 분비되므로 비임신 여성보다 필요량이 증가한다. 모유의 비타민E 함유량과 영아의 하루 모유 섭취량을 근거로 수유부의 충분 섭취량은 비수유 여성의 충분섭취량에 3mg을 가산하여 13mgα-TE로 하였다.
유리라디칼(free radicals)과 항산화 시스템
산화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정상적인 대사 반응의 대사 반응의 한 가지이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영양물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연소시킴으로써 에너지와 함께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인체 내로 유입되는 산소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호흡과정을 통해 물로 바뀌고 소변 등으로 배출되나, 약 2%의 산소는 불완전한 상태로 머물다가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큰 유해 물질로 전환이 되는데 이를 유리 라디칼이라고 한다. 유리 라디칼은 정상적인 생화학 반응 과정 중에 생성되는 것이나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과 같은 생리조절 물질, 금속류, 방사선 등의 외부 요소, 담배연기등의 오염물질, 제초제 등에 의해서 생성이 증가되기도 한다.
유리 라디칼은 세포내에서 DNA난 단백질, 지방과 같은 거대 분자를 산화시킴으로써 여러 질병을 유도할 수 잇다. 이들 거대 분자가 산화되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물질로 분해될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거대 분자를 연쇄적으로 산화시켜, 세포의 사망 혹은 변이를 유도하게 되는 일이 흔하다. 따라서 산화는 암이나 순환기계 질환, 당뇨병 등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잇다. 피부의 주름도 자외선을 많이 쪼이면 늘어나는데 이는 자외선에 의한 산화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노화는 산화의 결과에 의해서 빨라진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