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는 체내에서 여러 효소의 성분으로 존재하며, 그 기능이나 대사면에서 철분과 유사한 점이 많은 미량 원소이다. 성인의 경우 체내에 약 100~150mg 들어 있고, 주로 간이나 뇌, 신장, 심장에 존재한다.
구리(Cu) 흡수와 대사
구리는 주로 소장에서 흡수되고 위에서도 소량 흡수된다. 식사로 섭취한 구리는 약 10~55%가 흡수되며, 흡수 정도는 섭취량이나 체내 구리 요구량에 따라 다르다. 섭취량이 많아 장내에 구리 농도가 높을 때는 단순확산으로 흡수되어 상대적으로 흡수율이 낮고 장내의 농도가 낮을 때는 운반체에 의한 촉진확산으로 흡수되며 흡수율이 증가한다. 구리는 아연과 마찬가지로 메탈로티오네인과 결합하여 소장의 흡수세포를 통과하고 문맥으로 이동한다.
흡수된 후에는 주로 알부민에 의해 이동되며,대부분은 간에서 저장되고 일부는 신장으로 간다, 간으로 들어간 구리는 몇 시간내에 α-글로불린과 결합하여 세룰로플라스민의 일부가 된다. 구리는 세룰로플라스민의 형태로 혈액을 통하여 필요 조직으로 이동되며, 세룰로플라스민이 세포막의 수용체와 결합한 후 구리가 해리되어 세포내로 유입된다.
식이 내 칼슘, 철분, 카드뮴, 납, 몰리브덴, 유황, 아연 등이 과다하게 많은 경우 구리의 이용률이 저하된다. 사용되고 남은 구리는 다시 간으로 되돌아와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배설되고, 소량은 소변과 땀을 통해서 배설된다.
구리(Cu) 체내기능
구리는 철분 대사에 작용하며 결합조직의 건강을 돕는다. 또한 우리 인체 내에서 몇몇 효소의 구성성분이 된다.
철분의 흡수 및 이용을 돕는 작용
철분은 흡수되는 과정에서 소장세포의 세포막을 통과하려면 3가의 형태(Fe3+)가 되어야 하는데, 구리를 포함하는 세룰로플라스민이라는 단백질은 2가의 철이온 (Fe2+)을 3가 (Fe3+)로 산화시키기 때문에 페로옥시데이즈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세룰로플라스민은 철분이 체내 철분결합 단백질과 결합되기 위해서도 3가의 철분( Fe3+)으로 산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구리는 철분의 흡수와 이동을 돕고 저장된 철분이 헤모글로빈 합성장소로 이동하는데 관여하여 헤모글로빈의 합성을 돕는다.
결합조직의 건강에 관여
구리는 결합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교차결합하는데 작용하는 효소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구리는 골격형성과 심장순환계의 결합조직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실제로 구리가 결핍된 실험동물에서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콜라겐 합성이 부족해 혈관이 파괴되는 경우가 관찰된다.
여러 금속효소의 구성성분
구리는 매우 다양한 효소들의 구성성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미토콘드리아내 전자전달계의 마지막 효소인 시토크롬 산화효소의 일부분으로 ATP의 형성에 기여한다.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을 형성하는 효소의 보조인자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항산화효소인 SOD와 연결되어 세포의 산화적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기타
구리는 면역체제의 일부로 작용하며, 혈액응고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한다.
구리(Cu) 필요량
구리의 평균필요량을 추정할 때 구리의 고갈 및 보충 실험에서 혈청 구리 농도, 혈청 세룰로플라스민 농도, 적혈구 SOD 활성도, 혈소판의 구리 농도 등 여러지표를 이용한다. 미국의 영양섭취기준(2001년)에서는 19세 이상 성인의 구리 평균필요량을 1일 700ug, 권장섭취량을 900ug으로 설정하였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서는 체중의 차이를 고려하여 20세 이상 성인의 구리 평균필요량을 1일 600ug, 권장섭취량을 800ug으로 정하였다. 임신부의 경우 태아 성장과 양수, 모체에 필요한 구리의 양을 고려하여 평균필요량은 1일 100ug을 추가한 700ug으로 하였고 권장섭취량은 130ug을 추가하도록 하였다. 수유부는 모유로 분비되는 구리의 양을 고려하여 평균필요량은 1일 350ug을, 섭취권장량은 450ug을 추가 섭취하도록 설정하였다. 구리의 상한섭취량은 1일 10mg까지 섭취할 때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여러 자료에 근거하여, 미국과 동일하게 1일 10mg으로 설정하였다.
구리가 풍부한 식품
구리가 풍부한 식품은 내장고기인 소간, 돼지간, 견과류, 두류, 굴, 가재, 패류 등의 해산물을 들 수 있다. 이 이외에 코코아나 초콜릿, 버섯, 곡류의 배아, 말린 과일, 바나나, 토마토, 감자 등에 상당량 함유되어 잇다. 그 밖의 과일이나 채소, 우유에는 매우 적은 양의 구리가 함유되어 잇다. 특히 식물성 식품 내의 함량은 그 식물이 자라난 토양의 성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구리 결핍증
구리의 결핍증상은 드문 편이나 모우가 아닌 우유를 먹는 영아나 조산에에게서 발생하는데 이는 모유에 비해 우유에 함유된 구리의 생체 이용률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영양불량에서 회복되는 상태의 영유아나 환자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환자의 경우는 장기 수술에서 회복되는 단계이거나 장기간 장관영양을 공급받는 환자, 또는 다량의 위산 제거제를 복용하는 경우에 구리의 흡수가 잘 되지 않거나, 구리섭취량 자체가 적어서 발생하기 쉽다. 이 외에도 아연 섭취량이 매우 높은 경우 구리 결핍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구리 결핍증의 증세로는 심장질환, 성장장애, 빈혈증, 백혈구의 감소, 뼈의 손실 등을 들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경증의 구리 결핍시 혈청의 콜레스테롤 농도가 상승되는데, 특히 아연 쉽취가 높은 경우 현저하였고, 역학조사 결과 식이 아연 대 구리의 비와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나타났다.
구리 과잉증
한번에 다량(10~15mg 이상)의 구리를 섭취할 경우 구토증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따라서 구리 결핍으로 인해 처방이 필요할 경우 소량으로 나누어 섭취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다량 섭취하면 구리 과잉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때의 증상은 복통, 오심, 구토, 설사로 시작하여 심할 경우 혼수, 결뇨, 간세포 손상, 혈관 질환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